<The Ticket That Exploded> 윌리엄 버로우스 책과 영화






지난 학기에 읽은 제대로 된 책이라고는 Noise 수업에서 읽은 이 이상한 형식파괴적인 소설 하나 뿐...

literary noise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마침표도 없고 가끔 맞춤법도 틀리게 만든 이 책은 희대의 약쟁이였던 윌리엄 버로우스의 일종의 자전적 에세이이다. 예전에 <정키>를 읽어보려 노력했으나 결국 실패했던 기억이...




미국에 와서 수업을 들어보니 미국 예술계에서 윌리엄 버로우스의 위상이 대단하다. '비트 문학' 자체가 엄청나게 중요한 흐름(사건?)이었던 것을 차치하고서라도, 1950년, 60년대에 유럽과 영미권에서 불었던 '구체'에 대한 탐구에도 엄청나게 큰 영향을 끼쳤더라. 이 '구체'에 대한 탐구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지금 내가 아는 한에서만 해도 음악 쪽에서는 la musique concrete라고 해서 물질로서의 소리 그 자체에 주목하는 실험들이 있었고, 미술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권의 Zero group, 일본의 구타이 등등이 있었다. 각자 너무나도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해갔기 때문에 한 데 아울러서 생각하기가 힘들지만 (내가 봤을 때) 이들의 근원은 모두 '구체적인 것, 물질'에 대한 관심이다. 구체적인 물질을 상정하기 어려운 문학에서는 (아마도) 윌리엄 버로우스가 독보적일 듯. 당대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고 있던 다른 장르 예술가들과도 친했고, 문학적 업적으로도 큰 명성을 얻고 있으니 말이다. 

이상하게도 한국에서는 윌리엄 버로우스가 거의 연구되고 있지 않은 듯 하다. 지금 riss에서 검색해봐도 관련 한국 논문은 두 편 정도..? 그것도 비트 문학과 연관되어 있을 뿐이다. 전에 임근준 선생님 팟캐스트에 윌리엄 버로우스의 소설을 번역하신 조동섭 선생님이 나와서도 말씀하셨듯이,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텐데 말이다. 아무래도 마약중독자였고, 퀴어였기 때문에 그런 걸까? 






덧글

  • Mikka_L 2015/01/21 17:21 # 답글

    유교적 가치관에 비춰볼 때 예술로 용인되기 어려운 것은 죄다 거부돼왔습니다. 가끔 유행 담론의 대표적 텍스트라고 하면, 에드먼드 화이트처럼 거의 실수나 사고로 번역 출간되는 경우가 있었을 따름이죠. 그게 선비연하는 지식인 사회의 고질병이라, 다들 죽기 전엔 고치기 어려울 겁니다. 남자-교수-선비의 눈으론, 비트 세대도 이해하지 못하고... 또 구체/사물을 통해 현상학적 존재와 장소의 감각을 탐구한 궤적도 추적하지 못해요. 실존주의도 유교로 필터링해 개인을 지워버리는 뇌... 진짜 연구 대상입니다. ^^
  • 이끼 2015/01/23 09:47 #

    "구체/사물을 통해 현상학적 존재와 장소의 감각을 탐구한 궤적"이 적확한 분석인 것 같네요! 남자-교수-선비들이 다 죽기까지 오래 걸릴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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